kim24

낚시소설 10호바늘 제4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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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소설 10호바늘 제4편
2017년 09월 03일 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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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의 새벽은 어김없이 찾아 왔다.

낚시시즌이 조금 지난 터라 많은 사람은 보이지 않았고, 낚시배마다 5~6명의 낚시꾼들이 승선을 하고 있었다.

주의보가 이틀전에 해제가 되었는데도, 바람은 우리를 괴롭히고 있었다.

우리가 첫날 내린곳은 오동여 이다.

추자도에서 유일하게 모기가 없는곳이기도 하다.

작은 여가 두개로 이루어진 오동여는 물빨이 좋으며, 간조때는 두 여를 왔다 갔다 할수 있으나

조심 해야 한다. 여차 하면 물귀신이 될수도 있으니 말이다.

동이 터오길 기다리며 우리는 어제 들은 추자도 후배인 명식이 한테 들은 이야기를 화두로 꺼내었다.

'야! 그 내기 한번 할끄나?'

-근데 얼마나 걸고 한데요?

'한사람당 백만원 이란다. 요즘 같은 컨디션으로는 진짜 한번 하고 싶은데, 우짤까?'

-선배님 그런거 하지 맙시다. 괜히 그런거 했다가 돈 잃고, 맘상하고 그럼 어쩔라고 그래요?

'어차피 낚시하는건데 뭐, 한번 해보끄나?'

-에이 몰라요~ 난 안했으면 좋겠는데..

막내인 영호가 라면을 하나 끓이고, 후~후~ 불면서 다 먹을때쯤은 추자 바다 동쪽에서는 빨간 태양을 뱉어 내고 있었다.

물이 빠르니 목줄에 3B를 세개나 채우고 흘림 맥낚시를 시도 했다.

그날 우린 낚시를 하고 있으면서 무언의 대화를 하고 있었다.

낚시 내기를 할것인가 말것인가 에 대해서 말이다.

그날 우린 그곳 오동여에서, 참돔몇마리와 아직 빠져나가지 않은 씨알이 그리 크지 않은 감성돔 두어수를 포획하고,

숙소로 돌아 왔다.

명식이가 와 있었다.

살림망과 밑밥통을 뒤로 한채 선배는 명식이에게 다가 갔다.

'명식아 그 낚시 내기 하는거 있지? 그거 내도 할수 있나?'

'할수는 있을겁니다 제가 말하면 가능 할껀데, 왜요 하시게요?'

'요즘 컨디션도 좋고 느낌이 좋다. 대상어종은 뭐냐?'

'참돔 입니다. 길이로 하는게 아니라 무게로 한다고 하네요.'

'그래? 그럼 내좀 끼워주라, 규칙이 어떻게 되는지? 계측은 누가 하는지 좀 알려 주라'

'규칙은 다른것 없어요. 새벽 6시부터 한배에 타고 나가서 뽑기를 합니다.

그리고, 서로가 눈에 다 보이는 포인트에 내려서, 12시까지 낚시를 합니다.

그게 규칙이라면 규칙이죠'

그러는 사이에 영호는 잡아온 고기를 회를뜨고 있었고, 난 옆에서 듣고있다가 소주를 사러 밖으로 나갔다 왔다.

'그래 그럼 내일 부탁 좀 한다'

'네 알겠습니다 형님'

벌써 이야기가 끝났는지 낚시내기를 하기로 결정이 나버렸다.

-선배님 뭐 어떻게 하는거랍니까?

소주병을 돌려 따면서, 난 호기심 어린 눈으로 선배의 얼굴을 바라 보았다.

'밑밥5장 백크릴 한장 쓴단다. 그리고 뜰채질 하는 사람 한명 같이 동행 한단다. 그 사람은 낚시는 하면 안되고..'

-그렇군요. 돈은요?

'돈은 선장한테 각자 100만원씩 각출 해서 시합 하기 전에 미리 내어 놓고 한단다.

한번 해보자 까짖꺼...'

선배는 이를 악 물며 말을 했다.

뜰채를 데줄 사람은 내가 하기로 했고, 우린 소주를 간단하게 한잔 하고 잠을 청했다.

피곤이 밀려 왔다. 하지만 쉽게 잠들지 못했다.

온밤을 하얗게 새고, 새벽녁이나 되서 겨우 잠이 들었다.

아마 선배도 마찬 가지 였으리라.

5시가 되자, 핸드폰의 알람 소리가 시끄럽게 우릴 깨웠다.

벌떡 일어 서서 비장한 각오로, 전쟁에 나가는 이등병 처럼 낚시복을 챙겨 입었다.

낚시점 앞에서 그 5명과 만난것은 5시 20분 이나 되었다.

우린 아무말 하지 않고, 밑밥을 준비 했다.

대상 어종은 참돔으로 결정이 났다.

참돔이면 선배의 고기 아닌가?

참돔에 유난히도 자신이 있는 선배의 입에서는 희미한 미소가 번졌다.

지난밤 으르렁 데는 바다는, 지친 몸을 쉬며 고요히 가라 앉았고, 투명한 새벽 공기는 온몸을 감싸고 있었다.

그들은 아무말 하지않았다.

그 상황에서 무슨 말을 하리오.

고기 잡고, 큰거 잡은 놈이 돈 가져 가면 그만 인 것 이다.

하지만 그중 한명은 유난히 말 이 많았다.

키가 작고, 머리가 짧은 그 사내는 낚시점 앞에서부터, 계속해서 주절 거리며, 말을 하고 있었다.

선배가 배에 올라타서는 나에게 다가온다.

'참아~ 나 어제 밤 꿈에 또 그놈을 봤다.'

-에? 정말? 휴~~ 진짜 도와주는것인가? 오늘 일등 하는거 아니에요? 정말로? 휴~~오백이야 오백~~휴~~

선배는 그말만 하고는 다시 바다로 시선을 돌렸다.

배는 바다로 계속 가고 있었다. 어디로 가는것일까?

도착 한곳은 가까운 수영여 였다.

제일 가까우면서도, 일급 포인트 수영여..

내린곳이 수영여라서 그런지 내기를 한 사람들이 가위바위보를 해서,

다섯자리를 정하고, 1시간씩 돌아 가면서 낚시를 하는것이다.

배역시도 대기 상태 였다. 수영여에 한시간씩을 번갈아 가며 옮겨 줘야 하기 때문이었다.

추자도 수영여는 영등철 대물 감성돔 뿐이 아니라, 지금의 이시즌에는 대물 참돔도 기대 해볼만큼 일급 포인트 이다.

수심은 위치에 따라 8미터에서 깊은곳은 15미터까지 이며,

중간 중간에 물골이 형성 되어, 고기가 서식 하기에는 안성 맞춤인 곳이다.

추자도에서의 6짜 감성돔도 여러마리 배출된 곳이기도 하다.

낚시는 시작 되었다.

낚시 하는 사람 뒤에는 일명 뜰채맨들이 대기 하고 있었고,

뭐라고 조언을 해주는것 같기도 했다.

나 역시도 선배 뒤에서 물이 어쩌느니, 찌가 어쩌느니 한마디의 도움을 주기 위해서

나름데로의 이야기들을 주절 거렸다.

대상어종 참돔 40센티 이상 으로 된이상 최소한 70 정도는 잡아야 일등을 할수가 있다.

만약에 고기가 안나온다면, 시간은 계속 연장 된다.

저쪽에 그 말이 많던 사람이 뭔가를 잡았는지 낚시대가 휘어져 있었다.

첫 입질이라서, 사람들은 그 사람에게 시선이 집중 되었다.

하지만 상사리급 참돔 한마리 였다.

그 사람은 상사리급 참돔을 우리에게 들어서 보여주고는 껄껄껄 웃고, 이내 참돔을 바다로 던져 버렸다.

곧이어 선배에게도 입질이 왔으나, 상사리급의 참돔 이었다.

근데 선배가 이상하다.

품질을 안하는것이다.

밑밥5장을 준비 했다면, 한시간에 한장씩 계산을 해야 하는데..

품질을 전혀 안하고 있었던 것이다.

다른 사람들은 열심히 품질을 하며, 낚시를 하고 있었다.

난 선배에게 왜 품질을 안하냐고 묻지 않았다.

자기만의 작전이 있으리라...

지리하게 낚시 하는 모습들을 바라보았다.

윈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바다요.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려도 바다이다.

난 바다 속에 갖혀 버린 반복적인 미물이 되어버렸다.

그때 였다. 옆에서 낚시를 하고 있는 낚시복 조차 제대로 입지 않은 꾼의 낚시대가 활처럼 휘어져 있었다.

선배와 다른 사람들은 말없이 바라보며, 긴장감을 늦추지 않았다.

그 츄리닝 바람의 사내는 낚시대를 부여 잡고, 바늘에 걸린 고기를 떼어 놓지 못하게 위해 힘을 쓰고 있었다.

그는 냉혈안 이었다. 아무 표정도 없이 45정도 되는 참돔을 갯바위 위에 툭 하고 던져 놓았다.

갓 잡아 올린 바다의 생명은 햇살아래 파드득 거리며, 살기 위한 몸부림을 쳤다.

-선배님 50은 안되보입니다. 고기 들어 왔나 봄니다. 좀 낚아 봐요...

긴장감에 치를 떨며 선배에게 다급하게 이야기 했다.

그리고는 자리 이동,

역시 선배는 품질을 하지 않았다.

자리 이동을 하며 그 츄리닝 사내는 아무표정도 없이, 느긋하게 자기 자리로 찾아 들어 갔다.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 였지만 그 말많은 사내는 뭔가를 주절 주절 하면서, 낚시대를 꼭 부여 잡고 있었다.

각자의 긴장감이 수영여 전부를 부르르 떨게 했다.

오백만원이 큰돈이라면 큰돈이다. 결코 작은 돈은 아니다.

고기 한마리에 오백만원이라니, 긴장감은 시간이 갈수록 더 했다.

현재 까지 나온 고기는 그 츄리닝 사내가 잡은 45정도의 참돔 한마리가 전부였다.

우린 자리를 한번 더 옮기었고, 시간은 9시를 넘기고 있었다.

그렇다. 몰돌이!

만조에서 간조로 물이 바뀔때..그때를 노린 것이다.

만조가 거의 다 되었고, 오늘 물때는 7물 이다.

그렇다면 물돌이 시간은 10시 30분경 일 것이다.

그때를 노리는 것이다.

난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5장의 밑밥을 30분간 투여 하고 낚시를 한다면,

될수도 있다는 느낌이 왔다.

9시 40분이 되자 선배는 채비를 바꾸었다.

난 뒤에서 선배의 움직임을 쳐다 볼 뿐 뭐라 말을 걸수 없었다.

선배는 공식이라도 되는듯이, 묵묵히 자기일에 열중 하고 있었다.

뒤에서 보니, 원줄에 찌를 달지 않았다.

그리고 이상하게 생긴 수중찌를 한개 달고, 목줄에 3B 봉돌과 B 봉들을 분납하고 있었다.

선상 낚시에서 가끔 볼수 있는채비 였다

도대체 뭘 하려고 하는거지?

선배는 그렇게 채비를 바꾸고는 낚시대를 갯바위에 놓고는 더이상 낚시를 하지 않았다.

-선배~! 지금 뭐 하는거에요? 낚시 안해요?

'있어바라 내가 11시 전에 대물 한마리 끌어 올릴테니까..'

선배의 한마디는 나를 경직 시키기에 충분 했다.

10시가 되자 마지막 자리인 수영여 오른쪽 끝으로 배를 타고 옮기었고,

배는 유유히 수영여에서 멀어져 갔다가는 다시 가까워졋다.

10시10분이 되어서도 선배는 밑밥을 치지 않았다.

10시 20분이 되자 선배는 물이 바뀌는 것을 확인 하고는, 맨손으로 밑밥을 뭉치기 시작 했다.

어릴때 눈싸움 하듯이 눈을 손아귀에 가득 담고 손에 힘을 주어 눈덩이를 만들듯이

그렇게 선배는 밑밥을 손아귀에서 다지고 있었다.

10시 30분이다.

선배는 그 뭉쳐진 밑밥을 있는힘껏 던지고 있었고,

다른 사람들은 선배의 행동을 힐긋 힐끗 쳐다보고 있었다.

그렇게 열덩이를 집중 투하를 하고는 다시 낚시대를 집어든 선배는 10호 바늘에, 크릴새우를

다섯마리를 꿰고는 본류대로 캐스팅을 했다.

옆 포인트에서 칼날 같은 소리가 들렸다.

'왔다~!!'

우리 모두는 그 말많은 사람에게로 시선이 꼿혔다.

그 사람의 낚시대는 바다로 가기위해 몸부림 치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은 이제는 포기 한듯 그사람만을 멍하니 쳐다 보았다.

둘만 제외 하고 나머지 세명은 추자도에서 나고 자란 사람들이다.

낚시로 이야기 하자면, 아니~! 추자도 낚시로 말하자면 둘째 가라면 서러운 사람들이다.

그중 한명이 그 말많던 사내이다.

그 사내에게 종료 30분전에 큰 입질이 온것이다.

선배는 그 사내를 한번 보고는 다시 밑밥을 뭉치기 시작 했고, 그 사내는 연신 일어 났다 앉았다는 반복 하며

고기와의 힘겨루기를 하고 있었다.

드랙 풀리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린다.

끼리리리릭~~~

다시 감고 풀고를 여러번, 사내의 이마에서는 땀이 나기 시작 했다.

뻘건 물체가 드디어 뜰채 안에 담기어 올라왔다.

60은 되어 보이는 참돔이 뜰체망에 담겨 올라왔다.

그 사내는 고기를 번쩍 들고 우리에게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 외친다.

'한마리 해부꾸만~~~ 우하하하하'

으~~ 백만원이 날아 가는 순간이구나 ...

선배는 눈하나 깜짝 하지 않고, 밑밥 뭉쳐 놓은 열덩이 정도를, 본류대에 또 던지고는

다시 바늘에 10마리 정도의 크릴을 꿰었다.

시간이 없다. 10시 40분이 넘어간다.

입술이 마르는것을 느낄수 있었다.

정작 낚시를 하는 사람보다 내가 더 초초하게 느껴진다.

선배가 낚시대를 높게 들고 다시 내리고를 반복 하고 있었다.

포기하려고 담배 하나 꺼내무는 순간..

선배의 눈에서 광채가 났다.

그리고 는 바다에서 선배를 끌어 당기고 있었다.

선배는 1.5 낚시대를 들고,

일산 릴 3000번과 원줄 3.5줄 목줄 3호줄이 달려 있었다.

그 말많던 사내는 순간 낚시대를 놓고는 우리를 응시 하고 있었다.

아무말 하지 않은체..

뒤에서 난 뭐라고 말도 못하고, 뭘 어떻게 해야 할질 몰라서, 뜰채만 들고 안절 부절 하고 있었다.

바다는 계속 선배를 불러 들인다.

꼭지점 하나로 바다를 다스리려 한다. 하지만 그게 맘데로 될듯 싶은가?

시간은 점점 흐르고..

고기는 얼굴을 들어내지 않는다.

드랙이 풀렸다 감겼다를 십수번..

바다와의 줄다리기가 어느정도 끝이 났을까?

선배 팔에 힘도 한계가 있는듯, 부들 부들 떨리고 있을때쯤..

드디어 코발트색 바다는, 뻘건 고기를 뱉어 낸다.

고기가 떳다. 선배의 입가에는 미소가 번졌다.

이제 우리 고기가 된것이다.

뜰채에 겨우 담고는 경기가 종료 되었다.

72센티의 참돔 이었다.

일등이다 일등을 한것이다.

선장이 와서는 계측을 하고, 일등을 확인 하고는 선배는 미련 없이 고기를 바다로 던져 버렸다.

선배가 이렇게 멋있게 보이기는 첨이다.

선장에게 돈을 받아 보니,30만원을

제하고 준다. 선비명목으로 30만원을 빼는것이다. 우린 그러려니 했다.

다른 사람들은 그 말많던 사내는 돈 오백만원을 눈앞에서 놓친것이 섭섭한지, 못내 속이 상한듯 하고,

다른 사람들은 다시 한번 해봅시다. 라는 말과 함께 철수길에 올랐다.

그날 저녁 우린 소주로 목을 추기고 있었고, 선배와 나 그리고 영호 명식이는 선배의 오늘 작전에 대해서 쾌제를 부르고있었다. 선배의 무용담이 안주꺼리가 되고, 우리는 '하하' 웃으면서 정상의 자리에 선 기분을 만끽 하고 있을때 였다.

밖에서 인기척이 들린다.

'계시요~~ 오늘 괴기 잡으신분 계시오?~~~ 좀 봅시다요~'

우린 서로의 얼굴을 쳐다 보았다.

---------------------------5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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