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m24

낚시소설 10호바늘 제30편 [완결]

kim24

자유게시판

낚시소설 10호바늘 제30편 [완결]
2018년 02월 02일 신고하기
-----------------------30편------------------------
그놈은 추자도에서 봤던 김정만이의 동생 그 츄리닝의 사나이었다.
-개XX~! 나의 입에서 다시 한번 욕이 튀어 나왔다.
일단은 그놈을 망원렌즈에 담기 시작 했다.
얼굴은 알아 봤지만, 증거를 남기기 위한 것이었다.
그놈은 시계를 힐끗보고는 좌우로 고개를 살피었다.
서희가 나타날줄 알았던 것이다.
난 계속 해서 셔터를 눌렀고, 30여장의 사진을 찍은후에, 카메라 가방을 챙겨서 건물 옥상에서 내려왔다.
그리고 서희에게 전화를 했다.
-서희야 일단 그놈에게 멜을 보내라 급한일로 못나가게 됐으니 이해 해 달라고, 알겠지?
'네 알겟어요. 근데 어떻게 생긴 사람이에요?'
-야~ 그놈 김정만이 동생이야. 너도 알지?
'네 알아요, 휴~~그랬군요. 선배님이 좀 알아서 해결좀 해주세요. 무서워 죽겟어요'
-알겠다. 걱정말고 있거라.
난 다시 선배에게 전화를 했다.
-선배님 그놈 누군지 알았어요. 김정만이 동생 입니다. 그 추자도 갔을때요 서희 데리고 나올때
츄리닝 입고 돌아 당기던 놈 있죠? 그 놈이에요.
'맞나? 하 정말 사람 미치겠네, 그XX 가 왜 서희를 나오라는 건데?'
-뭐 뻔하죠? 돈이나 몇푼 뜯어 내려고 하는거겠죠. 아니면 몸을 요구 하던지 둘중 한개 아니겠어요?
그때도 추자도에서 그놈이 서희를 보는 눈빛이 예사 눈빛이 아니던데요.
'그 XX 죽일놈이구만. 그래 어떻게 할생각이냐?'
-어떻하긴요. 만나서 서희를 괴롭히면 경찰서에 신고 하겠다. 라고 해야죠.
'야 참아 인터넷에 글올린다고 그게 경찰에 신고가 되냐? 말도 안된다.'
-그럼 어째요?
'불에는 불 물에는 물. 너 추자도에 아는 후배 있다고 했지?'
-네 있어요. 명식이라고 있는데 왜요?
'그 동생 한테 시켜서 김정만이를 찾아 가라고해 그래서 이 내용을 이야기 하고 일 크게 되기 전에 동생에게 말해서
앞으로 서희 한테 연락 하지말라고..아니다 내가 직접 이야기 하는것이 낫겠다.'
-선배님이요?
'그래 그때 김정만이도 가만히 보니까 동생놈이 양아치지 김정만이는 그래도 남자더라.
나랑 한 약속을 지킨것 아니냐
그래서 서희도 데리고 나올수 있었고 그렇잔아'
-그렇긴 하죠.
잠시 난 생각에 빠졌다. 정말이지 치사한 놈이었다.
여자를 협박해서 돈이나 뜯으려고 하는 놈이 가장 비열한 놈이라고 생각이든다.
서희가 낚시쪽에서 좀 유명세를 타고 결혼도 한다고 하니, 그것을 빌미삼아 과거를 불어 버리겠다.
조용히 살고 싶으면 돈을 줘라 라는 속셈인것이다.
확실히 증거가 있는것은 아니지만 뻔한 스토리 아닌가?
김정만이의 동생이 뭐하러 서희를 만나자고 했겠는가? 일단 우리끼리의 나름 데로 결론을 내고,
선배가 김정만이에게 전화를 하기로 한것이다.
어쩌면 모험이 될수도 있는일이지만 지금으로써는 다른 방법이 없었다.
-선배님 전화 보다도 찾아 가는것이 낫지 않을까요? 찾아 가서 직접말을 하는것이 나을것 같은데 어때요?
'그래 그것도 좋은 방법인데 추자도까지 말 몇마디 하러 가기엔 좀 그렇지 않냐?'
-그럼 뭐 낚시대 몇대 울거 메고 가던지요.
'니나 나나 낚시꾼은 맞나보다 그런이야기 하는데도 낚시대 가져가자고 하는것을 보니 말이다.
그래 어차피 추자도 가는바에야 낚시대 가지고 가서 그놈하고 이야기 하고 낚시나 몇일 하고 오자.'
-그렇게 하지요. 그럼 언제 가실레요?
'언제 가긴 말나온 김에 오늘 출발 하자.'
-오늘이요? 휴~성격도 급하네 알겟어요. 근데 요즘 추자도에 사선 들어 갑니까?
'어 인터넷보니 완도에서 들어 가는것 같더라 3시30분에 배가 뜬다고 하니 내가 너희집에 11시까지 갈꾸마'
-알겠어요 준비 하고 있을께요.
난 선배와 이야기를 마치고 서희에게 전화를 해서 김정만을 만나서 이야기를 하겠다고 말을 해주었다.
서희는 걱정을 했지만 안심을 시키고 만약에 김정만이가 틀어 버린다면 최후에 방법으로는
경찰서에 고소를 해서라도 서희를 보호해 주겠다고 굳은 약속을 했다.
새벽바람의 완도는 뭔가 우울하게 우리를 만들어 주었다.
낚시를 가서 들뜬 마음보다는 서희를 안전하게 보호를 해준다는 숙제를 안고 배에 올랐다.
배안에서도 우리는 서희에 김정만이를 만나면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 갈지 이야기를 하면서 갔다.
동이 터오면서 추자도에 입성을 했다.
항구에 명식이가 나와 있었고, 우리는 명식이네 집에 짐을 풀었다.
'아니 갑자기 어쩐일이요? 뭔일 있수?'
-어 김정만이좀 만날라고...
'그 성님은 왜요? 또 낚시도박 하실라고? 아따 형님 재미 붙인거 아니요?'
-그게 아니다 임마야 뭔 할이야기가 있어서 그런거야.
'그래요? 그럼 오늘은 낚시 안해요?'
-선배님 어쩔꺼에요? 오늘 낚시 안할꺼죠?
'야 참아 김정만이를 오전부터 만날수는 없잔냐? 오전 낚시 하고 들어 와서 고기 낚은것으로 회좀 떠서 김정만이를 불르자 소주 한잔 하면서 이야기 해야 할것 아니냐?'
-네 그게 좋겠네요. 명식아 오늘 물때는 어디가 좋으냐 좀 데려다 줘라.
'오늘은 조금이니까요 끝바리나 오동여 같은데 내리세요 일단 갑시다요~'
-그래 가자~
선배와 난 소풍나온 초등학생처럼 명식이 뒤를 졸졸 쫓아 다녔다.
배에 오르고는 예전과 틀리다는 생각을 했다.
낚시라면 사죽을 못쓰고 좋아 해야할 내가 기분이 그리 내키지 않고 시간 때우러 간다는 그런 생각이니
낚시라는것이 좀 새롭게 느껴지고 있었다.
우리가 내린곳은 가까운 수영여에 내려서 낚시를 하는둥 마는둥 시간을 때우고 있었다.
도시락 하나 묵고 잡어 몇마리와 상사리급 참돔 몇마리를 하니 배가 온다.
낚시를 하면서도 선배와 난 계속 김정만과 그 츄리닝 사내 그리고 서희 이야기 뿐이었다.
철수를 해서 다시 명식이네 집으로 향하고는 낚아온 참돔을 몇마리 굽고 명식이가 가져고온 농어 한마리를 회를 떳다.
소주를 몇병 준비 하고, 명식이는 김정만을 부르러 갔다.
선배와 난 김정만이가 오는 시간 동안 소주를 한병이나 해치웠다. 더 마시고 싶었지만
김정만과 이야기중 실수라도 할까바 자제를 했다. 30여분이 지나자 저쪽에서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
'뭣땀시 보자는겨? 아따~ 바쁜 사람 붙잡고~'
김정만의 걸걸한 목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우리는 같이 일어나서 악수를 하고 '오랜만입니다. 잘 계셨죠?'
'워쩐 일이요? 재미좀 보두만 또 한껀 하러 오셨수?'
-아님니다. 드릴말씀이 있어서요.
'나한테 뭔 드릴말씀이 있다고 하는거요? 뭐요 후딱 하고 갑시다 바쁭께~'
'일단 앉으시죠. 중요한 이야기니까요.'
선배는 준비한 술잔을 김정만에게 내밀었다.
'아따~ 이것이 머시요? 야! 명식아 크라스 가져와라 우리 섬사람들은요. 잉~ 이런 애들 같은 잔으로는 안마셔라~ 알것소!'
김정만이가 우리에게 퉁명스럽게 대하는 이유는 내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1600만원을 앗아간 사람들이 와서 이야기를 하자고 하니 기분좋을리가 있겠는가?
하지만 우리는 김정만의 동생 이야기를 심도 있게 이야기를 해야 하기 때문에 김정만이 하는데로 가만히 두었다.
명식이는 아직도 영문을 모른체 두눈만 껌벅이고 있었다.
나와 선배는 아무말 없이 소주를 몇순배 들이키고는 있었다.
'아따 부산 양반 뭔 말인데 뜸을 이렇게 드리고 있소? 싸게 말을 해보쇼~ 낚시도박 또 하자고라?'
'김사장님 그게 아니구요. 지금부터 제가 드리는 말을 잘 들어 보세요'
김정만은 담배를 하나 물며 우리를 잡아 먹을듯 쳐다 보았다.
'서희 말이죠~ 아시죠?'
그 한마디에 김정만은 얼굴을 붉혔다.
'서희를 왜 다시 파시겠다고? 뭐요? 지금 나랑 장난 치러 온거요?'
-아님니다 이야기를 좀더 들어 보세요.
난 그동안 서희와 있었던 이야기를 김정만에게 조목조목 이야기를 해주었다.
이외로 김정만은 30여분의 이야기를 술잔을 들이키며 조용히 듣고 있었다.
나 역시도 말의 순서가 뒤바뀌거나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정치인들이 연설문을 읽어 내려가듯이
차분히 이야기 하고 있었다.
김정만은 내 이야기를 다 듣고는 '사람 하나 살렸구만 고생들 했소'
의외에 말이었다. 선배가 말했듯이 김정만은 우락부락한데는 있어도 우리에게 약속한개 만큼은 철저히 지킨 남자 아니던가.
선배가 말을 이었다.
'동생이 지금 추자도 없지요?'
'그 세끼 왜요? 그 세끼 부산 갔소만 왜그러쇼?'
'지금 그 동생분이 서희를 협박을 하고 있어요. 그래서 여기에 온것 입니다.'
김정만은 그 이야기를 듣고는 얼굴이 사색이 되었다.
'뭐라고 협박을 합디까?
선배는 서희가 그 츄리닝의 사내에게 만나자는 이야기와 안만나주면 인터넷에 글을 올리겠다. 다방에서 일을 했었다.
그런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빌미로 서희에게 뭘 요구 할진 모르지만 그로 인해 서희가 괴로움을 당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일목요연하게 이야기를 했다.
'그 개XX 내가 그럴줄 알았어, 이상노무시키를 어휴~~ 쪽팔리게 XXXXX'
김정만의 입에서는 걸쭉한 육두문자가 난발하고 있었다.
-김사장님 어떻게 했으면 좋겠습니까?
'좋소이다. 내가 그놈 한테는 형잉께 내가 책임지고 그일은 막도록 합시다. 내가 섬에서 커피나 팔고 낚시나 한다고 해서
치사한놈은 아닝께. 동생놈 바로 잡아 드리겠소이다. 근디 동생놈이 맞긴하요?'
난 그말에 카메라 가방을 꺼내서 그 츄리닝 사내의 사진을 찍은 것을 보여주며
-이 사진이 서희를 만나려고, 온 동생분의 사진 입니다. 제가 증거로 찍어 놨는데 맞죠?
'맞고마~ 아따 이 개XX, 집안 망신을 시켜도 유분수지 기집애 한테 쪽팔리게...'
김정만은 속이 상한지 연거푸 술잔을 들이 켰다.
선배와 나 그리고 명식이 김정만은 어색한 침묵이 계속 되었다.
먼저 침묵을 깬것은 김정만이 었다. '나 먼저 갈라요. 동생일은 책임지고 알아서 할텐께 신경 끄쇼~'
의외 였다. 김정만은 난 모르오 하고 우리말을 신경도 안쓸줄 알았는데, 쾌히 동생을 바로 잡아 주겠다고 하니
우린 추자도에 온것이 성공적이었다. 일단 서희에게 전화를 해서 좋게 일이 끝났다고 이야기를 했다.
서희는 뛸듯이 기뻐했다.
하지만 아직은 속단하기 이르다.
김정만의 동생이 자기 형의 이야기를 듣고 그말을 제대로 따라 줄지가 의문 이었다.
하지만 명식이에게서 기분좋은 말을 듣게 되었다.
'형님 걱정마쇼~ 정만이 형님이요 추자도 왈왈이요. 동생도 정만이 성님이라면 한방에 끝입니다. 말 잘 들어부러요~'
-그러냐? 그래도 좀 걱정 되네~
'아따 형님 걱정 말랑꼐요 나가 책임 짐니다. 정만이 성님 말이 법이요 법~'
'그래? 그럼 안심이고..'
선배 였다. 명식이가 말을 이었다.
'예전에도요 형만이가 육지에서 온 낚시꾼과 싸움이 났는데, 정만이 성이 나서서 드고 보니 형만이가 잘못을 한게
명확이 들어나자 그 자리에서 한대 때립띠다. 그리고는 육지에서 온 낚시꾼한테 자기가 사과하고, 그자리를 마루리집띠다.
정만이 성이요 남자요 남자. 예전에 좀 말썽을 많이 피워서 그렇지, 약속도 잘 지키고 의리에 사나이요. 그랑께 걱정 말라구요.'
-그래 잘 됐다.
우린 명식이의 말을 듣고 남은 소주를 몇순배 더 하고 기분좋게 잠자리에 들수가 있었다.
추자도를 나올때는 명식이가 준비해준 고기를 스치로폴에 그득하게 담아 나올수 있었다.
부산으로 돌아 오면서 디시 한번 서희에게 전화해서 안심을 시켜 주었고,그로 부터 김정만의 동생인 형만이 한테는
서희에게 이멜이나 추후 징후가 보이지 않았다.
김정만은 약속을 지킨 것이다.
그후로 몇달후 서희는 부산의 낚시관련 사업을 하고 있는 남자와 결혼을 했고, 우리는 축복을 해주었다.
가만히 보니 서희의 인생도 참으로 파란만장한 인생이다.
선배는 김정만이에게 전화를 해서 서희의 결혼소식을 알리라고 했다.
광주에 살다가 빚으로 인해 추자도 까지 다방아가씨로 팔려가서 선배와 나를 만나 다시 육지로, 어머니를 여의고
낚시를 배우러 부산으로 결국에는 낚시인과 결혼을 하게 된것이니, 이 어찌 파란만장한 인생이 아니던가?
신혼 여행을 가는 서희에게 우리는 손을 흔들어 주며, 말을 했다.
'서희야 신혼 여행 가서는 낚시 하지 말아라~ 신랑이 뭐라 한다.~!!'
'하하 대장님 선배님 그렇지 않아도 신랑 낚시대 제 낚시대 다 챙겨 갑니다. 같이 할라구요~'
'어휴 못말리는 한쌍이네~ 그래 가서 실컷 낚시나 하고 오거라~'
'두어시간 후에 안일이지만 신혼 여행지를 대마도로 잡았다고 하니 안봐도 훤한일이다.
둘다 둘째 가라면 서러운 낚시광들이니 어련 하랴?
서희는 행복한 신혼 생활을 보내고 있었고, 봄이 지나고 여름으로 가고 있을무렵 이었다.
선배가 나를 만나자고 하여, 자주 가던 소주집으로 갔다.
선배는 먼저 나와 있었고, 술 한잔을 하고 있었다.
-뭐에요? 주책 맞게, 혼자 술을 마시고
난 소주잔에 자작을 하여서 한잔 하고 선배에게 말을 이었다.
-선배님 뭔일 있어요?
'아니 뭔일은 뭐~ 그냥 소주 한잔 하자고 불렀지.'
-에이 아닌데 뭐~ 뭔일 있죠?
선배는 소주를 한잔 들이키며 나에게 말을 했다.
'아버님이 좀 편찬으시다. 근데 나에게 낚시를 한번 가자고 하는데, 이번이 마지막으로 가는 부자지간의
낚시여행 같다. 참아 같이 가자.'
-그래요? 언제요? 당연히 같이 가야죠.
'이번주 금요일날 떠나서 2박 야영 하고 일요일 에 오는것으로 하자꾸나~'
-네 그렇게 하시죠~ 아 얼굴좀 펴요~ 아버님 건강 하시던데 뭘 그리 걱정 이에요?
'그래도 그렇지 아버님이 심각한 얼굴로 너와 마지막으로 가는 낚시 같다고 하시면서 가자고 하는데 아들인 내가
맘이 좋겠냐?'
-하긴 그렇겠네요. 같이 가요~ 제가 라면도 끓여 드리고 그럴꼐요. 얼굴 펴요~
'그래 고맙다. 그럼 금요일 오전에 보자'
-네 알겠습니다.
난 아버님이 29살때 돌아 가셨고 바다낚시를 한참 재미를 붙일때는 아버님이 살아계시질 않았기 때문에
사실 선배랑 선배의아버님이 낚시 다니는것을 보면 은근히 부러웠다.
그래서 인지 아들놈과 함께 낚시를 가는일을 곧잘 만들곤 했다.
금요일 오전에 선배와 아버님과 만나서 삼천포로 향했다.
갈도에서 야영을 하기로 결정을 했기 때문이다. 오후5시에 배를 타고 갈도에 도착해서 저녁낚시 하고
밤낚시로 이어 지면서 아침 그리고 점심저녁 또 새벽낚시 하고 철수계획을 잡은것이다.
짐이 엄청났다.
텐트와 먹을것 쿨러 낚시가방 밑밥 등 15개 정도의 짐을 배에 가지런히 정렬을 하고는 출발하기를 기다렸다.
선배의 아버님은 모처럼만에 낚시와서인지 화색이 만연 했다.
삼천포항에서 갈매기들이 끼룩끼룩 울면서 우리를 반겨 주었고, 진한 바다색깔이 정감스러워 보였다.
배에 누워 있자니 해경이 와서 인원체크를 하고는 바로 엔진소리가 들렸다.
낚시를 다닌지 10여년이 되었지만 낚시배의 엔진소리는 언제나 마음을 들뜨게 한다.
엔진소리를 자장가 삼아 잠시 눈을 붙이고 있다가 엔진소리가 갑자기 작아 지는 것을 느끼고
자리를 박차고 일어 났다.
앞을 보니 장엄한 갈도가 눈앞에 펼쳐 졌다.
선장은 갈도 1번자리부터 손님들을 내리기 시작 했다.
-선배님 일어 나요 다 왔어요.
하고는 선장님게 말을 걸었다.
-오늘요. 어르신하고 왔으니 손맛좀 볼수 있는데로 내려 주세요. 뭐 이틀 있을것이니 들물 날물 상관하지 말고
좋은곳에 내려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걱정 마이소~ 이따가 내릴때 내가 설명 드릴테니 잘 듣고 하이소~요즘 밤낚시에 농어 하고 참돔 잘 나옵니다.'
-네 고마워요
선배가 부시시한 눈을 뜨면서 배에서 고개를 빼곰이 내밀었다.
'참아 다왔노?'
-네 다왔어요 아버님도 깨우세요.
저녁6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갯바위에 올라탈수 있었다.
매여에 짐을 풀고 바로 채비를 했다.
날이 어두워지기전에 손맛을 보려는 계산 이었다.
난 약속데로 저녁 준비를 했다. 고기를 싸가지고 왔기때문에 고기도 굽고 밥도 하고 하면서, 낚시 하는것을
구경 하였다. 상사리가 몇마리 나오고 있었다.
아버님의 입가에는 미소가 번졌다.
저 멀리 직선의 바다에서는 해를 꾸역 꾸역 삼키고 있었다
바다에서 보는 일몰은 정말 장관이다. 광채만 있고 무색이였던 해를 점점 빨갛게 물들이면서 바다가 해를 삼켜버리는
모습은 말로 형용을 할수가 없다.
저녁을 먹고는 전자찌 채비를 했다. 불뚝 부른 배를 툭툭 치면서,
-괴기야 나오너라~달맞이 가자~
하면서 노래를 흥얼거리고 있었다.
까만바다에 빨간 전자찌가 앙증맞게 보였고, 살살 흐르는 물은 긴장감을 더해줬다.
목줄에 집어등을 달고 10호 바늘에 청갯지렁이를 5마리를 끼운채 서서히 바다로 바다로 전자찌를 흘리고 있었다.
그러길 여러차례 입질은 내가 먼저 받았다.
흡사 불기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듯 했다.
빨간 전자찌를 바다가 삼키면서 불기둥을 연상케 했다.
긴장하면서 챔질을 하였다. 앗! 그런데 이것은 참돔이 아니었다.
씨알 좋은 농어가 물고 늘어진 것이다. 갯바위로 끌려 나온 농어는 지쳐 헐떡이며 입을 앙 다물고 있었다.
헤드랜턴에 농어의 채색은 갯바위를 온통 하얗게 할정도로 빛을 발하고 있었다.
그리고 연속적으로 아버님과 선배에게도 입질이 왔다. 농어 였다.
갯바위에 농어가 붙은 것이다.
그러길 수십차례 우리는 농어의 손맛으로 참돔을 대신 할수 있었다.
기다린 참돔을 낚아 내질 못했지만, 농어가 우리를 반겨주니 그나마 위안을 삼을수 있었다.
그렇게 아침을 맞이하고 낮에는 너무 더워서 그늘을 찾고 자느라 시간을 보냈다.
두번째 저녁이 되서야 다시 낚시다운 낚시를 하게 되었다. 어제 저녁과는 틀리게 상사리가 간간히 나와 주었다.
이상하게도 하루사이에 농어의 입질은 받아 보질 못했다.
바다 상황이 하루마다 바뀌긴 하지만 이렇게 대조적일줄은 누가 알았던가?
입질이 없자 선배와 선배아버님 그리고 난 안개비 내리는 갯바위 한켠에 앉아서 도란 도란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멀리서는 염소우는 소리가 들리고 있었고, 잔잔하게 밀려 드는 파도 소리가 귀를 간지럽게 하였다.
가끔가다가 모기의 윙윙거림이 거슬렸지만 선배아버님의 예전에 낚시 하던 무용담을 듣고 있자니
너무도 재미 있었다.
'니 할아버지가 예전에 어부 였다. 부산에서 살면서 나 어릴때 배에 태우고 다니면서 고기들을 잡아다가 어머니가
시장에 내다가 팔곤 했지, 어부셧지만 낚시도 즐겨 하시곤 했어.대나무로 만든 낚시대에다가 큰 바늘을 달고
물어 던져 넣으면 큰고기들이 덥석 덥석 물고는 했지. 낚시로 낚은 고기는 밥상에 올랐고, 배에서 잡은 고기 시장에 내다 팔곤 하셨단다.'
-네 그러셨군요.
'그럼 아버지도 할아버지께 낚시를 배운것입니까? 맞습니까?'
'그래 내도 니 할아버지 한테 낚시를 배웠지 그 어릴때 대나무 낚시대 들고 바구니 한개 들고는 아버지 손을 잡고 쫄랑 쫄랑
다대포로 낙동강으로 수영만으로 쫒아 다니던 생각이 난다. 니도 어릴때 내가 데리고 다녔던거 기억 안나노?'
'기억나죠 아버지 따라서 많이 다녔죠. 이기대 많이 다녔잔아요.'
'맞다 그래~ 니도 애들 공부도 좋지만서도, 바다를 보여주면서 남자의 기개를 가르켜라'
'알겟어요 아버지 오늘 안하시던 말씀 많이 하시네요.'
난 옆에서 묵묵히 그들의 대화를 듣고 있었다.
그리곤 선배의 아버님이 지갑을 꺼내서 뭔가를 꺼내고 있었다.
눈이 어두우신지 렌턴을 비추고 뭔가를 찾고 계셨다.
지갑에서 꺼낸것은 종이로 뭐를 싸놓은 듯한것이 었다.
'삼아 이게 니 할아버지가 나한테 준것이다. 낚시 바늘인데 한 10호 바늘은 될꺼구마, 난 이거를 보면서
니 할아버지가 나에게 가르켜준 바다를 상상했고, 아버지에 대한 사랑을 이 낚시 바늘을 보면서 생각을 했다.
이제 니가 갖고 있거라, 니가 갖고 있으면서 성용이한테 언제인가는 줄때가 있을것이다. 보잘것 없는 것이지만
나에게는 매우 소중한 것이다. 아버님과의 추억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는것이니 잘 보관하도록 해라'
순간 정적이 감돌았다.
난 눈물이 나오려는것을 꾹 참고 선배를 바라보았다.
그 것을 받아든 선배의 손에는 파르스름의 떨림이 보였다.
그것의 크기는 10호바늘의 정도의 크기였고, 낚시바늘의 형태를 갖춘 녹이슨 쇠에 불과 했지만, 언뜻보아도
뭔가의 사연이 듬뿍담긴 그런 물건 이었다.
낚시로 이어진 부자지간의 끈끈한 정을 그 바늘로써 다 보이는듯 했다.
그 낚시바늘은 선배의 할아버지 그리고 아버님 선배에게는 낚시바늘 이상의 가치가 있는것이다.
추억과 회고 그리고 아들에 대한 당신의 사랑 그런것이었다.
부산에 돌아와서 선배에게 전화가 온것은 몇일이 지난뒤였다.
'참아 아버님 돌아 가셨다.
-네? 그게 뭔소리에요 몇일전만해도 갯바위 같이 나가놓구선... 무슨일이에요?
'그게 마지막으로 기운을 내셔서 가신것 같다. 동아대 병원으로 와라'
선배는 전화를 끊었다.
3일이 지나고 삼덕공원묘지에 선배의어머니 옆으로 안장을 하고 돌아 왔다.
서희가 왔고,영호와 나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와주었다.
특이한것은 추자도에서 김정만이가 왔다는 것이다. 김정만의 그런모습은 처음이었다.
선배와 김정만은 많은 이야기를 했고, 서희가 인사를 하자 김정만은 잘살고 있냐며 어려운일 있으면 연락을 하라고 하면서
서희에게 결혼식때 못가서 미안하다며 축의금이라고 하면서 돈봉투를 서희에게 넘겨 주었다.
서희에게 어색한 미소를 보내며 돌아 가는 김정만의 뒷모습은 남자의 그 자체의 모습이었다.
참으로 기가막힌 일이었다
몇일 전만해도 갈도 갯바위에서 농어를 낚으며 좋아 하셨던 아버님이신데, 어이가 없었다.
그때 선배에게 10호 바늘을 넘겨준것은 당신의 죽음을 예고 한것이가?
시간은 흘러 슬픔이 세월에 뭍혀 지고 있었다.
계절이 바뀌면서 서늘한 바람이 조금 남은 여름의 꼬랑지를 감추고 있었다.
'참아 부산 일자 방파제다 와라~'
선배 였다. 느닷없이 전화가 와서 일자 방파제로 오란다.
-왜요? 거긴 왜 갔어요? 전갱이 잡을라구요? 잘나와요? 씨알은요?
'그냥와라 글쎄~'
용호동에 들려서 밑밥 3장을 준비하고 일자방파제로 향했다.
멀리서 보니 선배가 누군가와 같이 있었다.
그것은 성용이었다. 선배의 아들놈인 성용이가 선배에게 낚시를 배우고 있었다.
난 그 모습을 보자 이유 없는 눈물이 내 볼을 타고 흐르는것을 느낄수 있었다.
오륙도 가을 하늘이 이렇게 높은줄은 몰랐다.
그 높은 하늘에는 선배의 아버님의 단아한 모습이 교체되면서, 이내 방파제 낚시꾼들의 떠드는 소리와 함께 구름속으로 사라져 버리고 있었다.
저멀리서는 선배와 성용이가 나를 보며 맑게 웃고 있었다.
-------지금까지 10호바늘을 읽어 주신 여러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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