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랑 비슷하다고 잡으면 안되요 '한강납줄개'
한강납줄개는 납자루아과에 속한 작은 민물고기다. 시베리아와 중국 동북부에 널리 분포하는 납줄개와 같은 종으로 여겨지다가 2001년에야 신종으로 밝혀진 우리나라 고유종이다.
남한강에만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한강납줄개라 불리게 되었지만, 최근 대천천과 무한천 등 충남과 북한강에서도 발견되었다.
최대 서식지였던 섬강에 횡성댐이 건설되는 등, 최근 서식지가 줄고 개체군이 급격히 감소해 일부 소규모 하천에만 드문드문 발견된다.
한강납줄개는 몸길이가 5~9cm에 불과하다. 몸은 타원형이며 옆으로 납작하다.
체형이 높은 편이고 꼬리자루는 길며 뒤로 갈수록 낮아진다. 등 쪽은 어두운 갈색이며 배는 밝은 은백색을 띤다.
몸의 후반부 중앙부터 꼬리지느러미가 시작되는 부분까지 진한 청색의 세로줄이 이어진다. 등지느러미와 뒷지느러미에는 검은 점이 세 줄로 나열되어 있다.
입수염은 없고 비늘은 큰 편이다. 옆줄은 물의 흐름이나 온도 등을 감지하는 물고기의 감각기관으로 보통은 작은 구멍이 촘촘히 이어져 몸통의 앞뒤 방향으로 가로지르는 긴 줄 형태를 이룬다.
하지만 한강납줄개의 경우 옆줄이 불완전해서 앞쪽에서부터 꼬리 쪽으로 6~7개의 비늘에만 구멍이 있다.
지느러미살수는 등지느러미가 12~13개, 뒷지느러미는 12~14개이다. 눈의 동공 주변에는 검은색 줄무늬가 위와 아래로 나 있으며, 일부 납자루 종류에서 보이는 붉은색 무늬는 없다.
암수가 비슷한 모습인 한강납줄개는 산란기가 되면 이차성징이 나타나서 암컷과 수컷은 형태와 색깔에서 평소와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암컷의 경우 알을 배출하는 산란관이 몸 밖으로 길게 늘어난다. 이는 납자루아과에 속한 민물고기의 특징이다.
한강납줄개의 산란관은 다른 종에 비해 굵고 짧아서 길이가 뒷지느러미 가장자리까지 미치지 못한다. 산란관의 색깔은 배 쪽 가까운 부분이 오렌지색이고 끝 부분은 검은색을 띤다.
수컷은 몸 중앙의 청색 세로줄 더욱 진해지고 뚜렷해진다. 각 비늘의 가장자리에 검정 색소가 착색되어 배 부분이 검게 변하며 몸 전체가 암컷에 비해 검고 어두운 색을 띤다.
주둥이의 끝 부분에는 추성이라고 불리는 좁쌀보다 작고 끝이 뾰족한 돌기들이 돋는다.
한강납줄개는 수질이 2급수 이상으로 깨끗하고 여울이 발달한 하천 중 · 상류에 산다. 바닥은 자갈이나 돌이 깔려 있고 물 흐름이 다소 느린 곳을 좋아해서,
여울 주변의 수심이 50~100cm 정도 되는 웅덩이에서 많이 발견된다.
하천 바닥에 유기물이나 작은 토양 입자가 퇴적되어 있지 않고, 물속에 잠겨서 사는 침수식물이나 실 모양의 사상체를 만드는 녹조류가 자라지 않은 곳에서 산다.
서식지의 주변에는 갯버들이나 달뿌리풀같은 수변 식물들이 군락을 이룬다.
합강납줄개는 같은 물줄기의 하천에서도 서식지가 연속적이지 않고 드문드문 고립되어 분포하는 것이 특징이다.
남한강 지류인 섬강의 중 · 상류는 한강납줄개의 국내 최대 서식지였으나 지난 2000년에 횡성댐이 완공되면서 섬강의 본류에서 사라졌다.
핵심 서식지가 사라진 뒤로 섬강에서는 횡성과 원주 일대의 소규모 지류에서만 드문드문 적은 수가 발견된다.
그 외에 남한강으로 유입되는 금당천(여주)과 흑천(양평), 법천천(원주) 등에 서식하고 있으며,
앞서 언급한 충남의 대천천과 무한천 등 서해안 일부 하천과 북한강 지류인 조종천에서도 최근 발견되었다.
그러나 이들 서식지 역시 매우 단편화되어 있고 수질오염으로 바닥에 유기물이 쌓이고 하천정비 사업으로 하천이 평탄화되면서
한강납줄개가 서식하는 수변부의 웅덩이와 작은 소가 사라지는 곳이 많아 분포역과 개체수가 빠르게 감소하는 추세다.
이에 2012년부터 환경부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공생 관계인 말조개와 작은말조개가 수환경의 변화로 급격히 줄거나 사라지는 것도 한강납줄개의 생존을 위협하는 중요한 요소다.
알을 맡길 수 있는 조개류가 사라지면 한강납줄개 역시 사라진다.
한강납줄개의 분포역과 개체군을 증대하려면 민물조개가 건강하게 서식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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