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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 잡는다면 놔주세요 멸종위기의 민물고기 3탄 "열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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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 잡는다면 놔주세요 멸종위기의 민물고기 3탄 "열목어"
2018년 01월 24일 신고하기
맑고 차가운 물에서만 사는 북방계 '열목어'


열목어는 연어과에 속한 대형 민물고기다. 연어과의 물고기는 대부분 강과 바다를 오가며 살아가는 종이 많은데, 열목어는 일생을 민물에서 보낸다.

또한 대표적인 냉수성 물고기로 1급수 이상의 맑고 차가운 물에서만 살기 때문에, 열목어는 자연 환경이 매우 잘 보존된 곳에서만 살 수 있다.

그래서 열목어라는 이름 뒤에는 언제나 청정 지역을 상징하는 물고기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닌다.



열목어는 한반도를 비롯해 시베리아, 연해주, 흑룡강 등 동북아시아 지역에 분포한다.

남한 지역은 열목어가 살 수 있는 남방 한계선이라서 우리나라의 열목어는 생물지리학적인 관점에서 매우 의미가 크다.

현재 열목어는 북한강(고성군, 인제군, 양구군, 홍천군)과 남한강 상류(평창군, 영월군, 정선군, 단양군)와 낙동강(봉화군)에 제한적으로 분포하기 때문에

환경부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II급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한편 열목어 서식지 중에서 특히 강원도 정선군 고한읍 정암사와 경북 봉화군 석포면 대현리 일대는 지구상에서 열목어가 살아가는 최남단 서식지라는 가치를 인정받아

각기 천연기념물 제73호와 제74호로 지정되어 있다. 이들 서식지에서 열목어가 사라지면 열목어의 분포 범위는 북쪽으로 축소된다.



열목어가 찬물을 좋아하는 이유는 온도보다는 산소 때문이다.

열목어는 용존산소량(물에 녹아 있는 산소의 양)이 매우 높은 곳에서만 살 수 있는데, 수온이 올라가면 물속의 산소 농도가 낮아져서 숨을 제대로 쉴 수 없기 때문이다.

열목어가 살 수 있는 하천은 우선적으로 용존산소가 높고 수온이 낮아야 한다.

용존산소량이 높다는 건 수질이 맑다는 뜻이기도 해서 열목어가 사는 곳은 차고 맑은 물이 흐르는 곳일 수밖에 없다.




열목어는 몸길이가 보통 7cm 정도지만 어떤 것은 1m에 이른다.

체형은 유선형이고, 비늘은 매우 작으며, 꼬리자루 부분은 가늘다. 입 주변에 수염은 없다.

턱뼈에 날카로운 이빨이 1~2줄 나있다. 옆줄은 아가미 뒤에서 시작해 꼬리까지 연결되어 있으며, 거의 직선이지만 앞부분이 다소 위쪽으로 향한다.

등지느러미 뒤쪽의 꼬리 부분에 기름지느러미가 있다.

열목어의 몸 색깔은 황갈색 바탕에 등 쪽은 어두운 흑갈색이고 배 쪽은 은백색이다.

몸의 옆면과 등에 눈동자보다 작은 갈색 반점이 흩어져 있다. 어린 개체는 몸통 옆면에 파 마크라고 불리는 흑갈색의 가로무늬가 9~10개 있다.

파 마크는 연어과의 어린 물고기에서 보이는 독특한 무늬로 사람으로 치면 몽고반점과 같은 것이다. 성체가 되면 사라지거나 희미해진다.



열목어는 규모가 큰 소와 물살이 매우 빠른 여울이 함께 분포하는 자연 그대로 잘 보존된 산간 계곡에 산다.

1급수 이상의 청정 수역이라도 한 여름에 수온이 20℃ 이하이고 용존산소(DO)가 9mg/L 이상이어야 살 수 있다.

하천 바닥은 큰 돌로 이뤄져 있고 수량이 풍부하며 수심이 2m 이상인 깊은 소에 주로 머문다.

또 열목어가 살아가려면 하천 주변으로 낙엽활엽수림이 잘 발달되어 있어서 숲 그늘이 항상 계곡을 덮고 있어야 한다.

숲 그늘은 햇볕이 수면에 직접 닿는 것을 방지해서 수온 상승을 막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여름에는 하천의 본류나 지류의 최상류에서 지내다가 겨울이 되어 기온이 낮아지면 하천의 중 · 상류로 이동하여 깊은 소에서 겨울을 난다. 봄이 되면 다시 상류로 거슬러 올라간다.




열목어가 감소하는 원인은 다양하나 가장 심각한 문제는 고랭지 경작지와 하천 정비이다.

농경지에서 유입되는 비료 성분과 흙탕물이 하천 상류를 오염시키고, 하천 주변의 수목들이 제거되면서 수온을 상승시켜서다.

이처럼 하천 오염과 수온 상승은 열목어의 생존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인구가 많은 수도권과 가까운 한강 상류 지역은 최근에 고랭지 경작지가 크게 늘어서 열목어 서식지가 점차 없어지고 서식지 내의 개체수도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경북 봉화군 낙동강 상류의 열목어 서식지는 광산 개발로 모두 절멸했으나, 이후에 강원도 홍천군에서 열목어를 옮겨와 복원해 겨우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남획도 열목어의 생존을 위협한다.

최근 들어 가짜 미끼로 육식성 물고기를 유인해서 잡는 플라이 낚시를 즐기는 인구가 크게 늘었는데, 주로 하천 상류 지역에서 많이 이뤄지는 낚시이기 때문에 열목어를 잡는 일이 심심찮게 벌어진다.

이에 대한 당국의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아울러 기후 변화로 인한 기온 상승도 문제다. 이를 방치할 경우 우리나라에서 열목어는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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