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m24

낚시소설 10호바늘 제18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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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낚시소설 10호바늘 제18편
2017년 11월 05일 신고하기
-----------------------18편-------------------------

바다: 폴 보들레르 작

슬픔에 잠긴 달이

지켜보는 가운데 대양이

헐떡인다

더 크게 헐떡대는 동안

난폭하고 음산한

번개는

연갈색 하늘을

빛나는 긴 갈짓자로 찢고

파도는

발작적으로 튀어오르며

암초를 따라 길게

왔다 갔다 빛을 내고 소리를 지르며

창공에서는 폭풍우가 떠돌고

천둥이 포효한다

멋들어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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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섬의 밤바다는 무서울 만큼 어둠이 짙었다.

파도가 부서질때 마다, 해초 냄새는 상큼한 향을 풍기고 있다.

바다는 소리없이 갯바위로 점점 올라오고 있었다.

난 밀물 소리를 듣고 있었다.

심연의 정적을 깨고, 밀물은 그렇게 파도와 함께 오고 있었다.

어느덧 만조가 다 되어 가고 있었다.

어둠은 짙었지만 바다를 뚫고 나온 형제섬의 부속섬들이

희미하게 눈안에 들어왔다.

그 순간 이었다.

내 팔을 쭉~ 가져가는 강한 입질을 받았다.

강력하게 챔질을 하고 고기와 힘겨루기를 하였다.

고기는 살기위해 바다속으로 쳐박고 있고, 난 그 놈을 내것으로 만들기 위해

가느다란 줄 하나로 연결된 그것에 힘을 쏟고 있었다.

교향곡이 울려 퍼지고 있다.

낚시대에서 나는 그 기가막힌 소리..

퓌이잉~~~

입질이 와서 고기와 겨루기를 할때 무슨 생각이 나겠는가?

그저 그 아슬 아슬 함을 즐길 뿐이었다.

3분여의 외줄타기라고 할까.. 그 외줄타기의 끝을 본것은 50이 조금 넘는 선홍빛이 선명한 참돔을

내 뜰채에 담고서야, 긴장감은 끝이 났다.

옆에 있는 선배와 영호 서희도 즐거움이 만연 했다.

하지만 그 얼굴 표정에서는 은근히 비추이는 질투심이 보인다고나 할까..

낚시꾼은 자기 부인이 고기를 걸어도 셈이 난다고 했다.

입질과 손맛으로 이어지는 환상의 메카니즘을 그 누가 셈을 내지 않으리오~

4대돔이 있다. 감성돔,참돔,돌돔,벵에돔

그 4대 돔을 찾아서 또 만나려 우리는 언제나 마음 설레이고, 그들을 보면 어린아이처럼 기뻐 한다.

누가 그렇게 멋진 모습으로 만들어 놨는가?

정말이지 생긴것과 같이 그들의 성격 또한 다 틀리니 참으로 오묘한 자연의 섭리라 할수 있다.

내가 고기를 걸어낸 뒤로 서희에게 씨알 좋은 볼락이 수줍은듯 서희에 손에 쥐어져 있었고,

그렇게 고기다운 고기는 나오지 않고 있었다.

그 정적을깬것은 역시나 선배 였다.

선배 역시도 능숙한 솜씨로 참돔 5짜를 항복을 시켰다.

이제 서희는 초조해졌다.

영호와 나 그리고 선배역시도 씨알 괜찬은 참돔 한마리씩을 해놓고 있었는데

서희에게만 입질이 안들어 오는것이다.

채비도 같고, 찌를 흘리는 방향도 같은데, 왜 서희에게만 입질이 오지 않는것일까?

다시 한번 서희의 채비를 확인을 하였지만, 그렇다할 잘못된점을 발견 하지 못하였다.

그렇다면 위치가 잘못된것일까?

그렇게 결정을 내고, 선배와 서희의 자리를 바꾸어서 다시 한번 도전...

갑자기 까만 바다에 빨간찌 한개가 우리 시야에서 사라지고 만다.

선배였다. 아니다 자리를 바꿧다 서희 였다.

서희의 릴링 모습을 우린 옆에서 지켜 보았다.

서희는 흥분 하고 있었다.

'아 이것이구나, 이것이야'

서희는 그동안 풀지 못한 수수께끼를 풀은 아이처럼 상기된 얼굴로

고기와 어슬픈 사투를 벌이고 있었고, 우리는 옆에서 서희가 어떻게

고기를 다룰것인가를 보고 있었다.

올림픽에서 다이빙 선수를 바라보는 심판관들 처럼 우린 점수판을 손에 쥔채 묵묵히 서희의 행동을 관찰 하고 있었다.

선배가 중간에 딱 한마디를 한다.

'드랙을 좀 잠궈~!'

'네~!'

그렇게 해서 계속 풀리던 서희의 드랙은 조금 멈추어 졌다.

드랙이 멈추어 지면 서희의 허리는 좀더 바다쪽으로 기울어 졌다.

동시에...

엉거주춤한 모습으로 서희는 드랙을 다시 감아 들이기 시작 했다.

고기는 서희를 놀리는듯, 아니면 초보 조사에게 그것도 여자 조사에게

잡힌것이 억울한듯 마지막 힘을 쏟고 있었다.

새벽 싸늘한 공기에도 서희의 귓가 밑에는 어느새 땀이 베어 나오고 있었다.

어느덧 발밑에서 철푸덕 하는 소리가 들렸다.

됐다. 서희의 첫 작품이 공개 되는 순간 이었다.

감동의 물결이 물밀듯이 형제섬 갯바위를 짖누르고 있었다.

영호가 친절하게 뜰채질을 해주었다.

역시 50이 조금 넘는 참돔 이었다.

서희는 '저 잘했죠? 이거 제가 잡은것 맞죠? 어휴~~정말 크다 정말 고기가 커요~~'

하며 눈에는 눈물이 가득이 고였다.

우리는 박수를 쳐주며 '축하한다 서희야.' 라고 말을 해주었다.

-손맛이 어때?

'저 평생 못잊을것 같아요. 정말 환상이에요. 무슨 고기가 저렇게 힘을써요? 후아~'

전 비디오 볼때나 TV이에서 사람들이 고기 잡는것 볼때 다 과장인줄 알았는데,

그게 과장이 아니네요. 정말이었네요.

서희는 아직 흥분이 가시지 않았는지, 안절부절 하며 어쩔줄을 몰라 했다.

하지만 선배는 '아직 멀었어.

고기를 걸고 뒷처리나 릴링 하는 모습이, 아주 어설프다.'

'10점 만점에 7점~'

영호 였다.

선배가 이어서 말을 한다.

'5점~'

-에이 점수좀 후하게 줘요~ 난 10점이다 만점이야. 처음 하는 사람 치곤 잘 했어~

서희는 먹적게 웃고 있었다.

선배가 말을 잇는다.

'서희야 준만큼 감아 드리고, 고기에게 기선을 빼앗기면 안된다.

넌 지금 한것을 보면 고기를 걸어 내긴 했지만 고기에게 유린을 당한거나 마찬 가지야

드랙을 중간에 잠구지 않았다면, 넌 지금 갯바위에서 고기 놓쳤다고, 울고 있었지도 모른다.

드랙으로 고기의 힘을 빼고 그리고 고기를 다룰줄 알아야 한다.

고기를 잡긴 잡았지만, 감고 풀어 주고를 좀더 배워야 겠다. 조금 쉬고 다시 한번 해봐라 내말을 명심해라.'

하긴 뜰채질 하기 바로 전에 영호가 '그만 감어~' 라는 말을 안했다면, 전자찌에 초리대가 닿아서

뿌러질뻔 한것도 사실 이었다.

그역시도 선배는 짚고 넘어 갔다.

서희는 묵묵히 선배의 말에 경청을 했다.

서희는 선배의 말을 다 듣고 쉬지 않은채 바로 다시 밑밥을 뿌리며 바다에 전자찌를 캐스팅 했다.

'역시~ 서희야'

영호가 서희를 인정을 해주었다.

서희에게 쉴시간은 없다. 선배의 조금의 배려도 무시 한체 서희는 다시 바다를 보고 있었다.

고기를 한마리 걸어서일까?

서희의 뒷모습을 보면서 서희가 한층 더 커보이는것은 왜일까?

그동안의 과정이 얼마 안되는 컨트롤 이었지만, 그래도 서희가 50이 넘는 참돔을 잡은것이 그렇게 대견스러울수가 없었다.

아마도 선배나 영호도 나와 같은생각일것이다.

서희가 다시 바다를 바라보고 있을때, 영호는 그 큰 덩치로 꾸부정하게 커피를 끓이고 있었다.

갯바위에서의 커피는 꿀물과도 같다.

원래 커피를 안마시는난 이상하게도 갯바위에서는 커피를 마신다.

갯바위에서는 모든것이 통용이 되는것 같았다.

모든것을 품어 주고 모든것이 통용되고 모든것이 아름답게만 보이는 갯바위 위에서 그 좋아 하는 낚시를 하고 있으니

얼마나 행복인가. 그 행복을 우린 만끽을 하고 있었다.

입질이 끊어지자 우리는 갯바위 한켠에 옹기종기 앉아서 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들을 주고 받았다.

주의가 갑자기 섬뜩 해진것은 선배가 한말 때문이었다.

'야~ 니네들 갯바위에서 귀신 봤냐?'

'후미~ 갯바위에서 귀신 보면 정말 무섭겠네요.'

-근데 선배는 봤어요?

'난 내가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분명히 있다. 있어.'

'으~~ 살떨려 진짜 있다면 거기 우리끼리 가봐요~'

'어맛~ 싫어요 난 그런데는 안가욧~'

서희가 덜컥 화를 냈다. 그럴만도 한것이 여자의 몸으로 귀신을 보러 간다는것이 말이 안되기 때문이다.

같이 가자고 한 우리도 너무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설사 귀신이 없더라도, 일단은 귀신이 나온다는 소리에 벌서 주늑이 들었기 때문이다.

-선배님 그 이야기는 그만 하고 서희 낚시월드컵 나가는데 우리는 어쩔껀 데요?

'우리는 나가지 말자. 얼마전에 일본 대회도 일등 하고 그랬는데, 만약에 재수 좋아서 또 일등 하면

상금 받아도 그거 우리 손에 못쥔다..'

-하하 누가 일등 시켜 준데요?

'야 요즘 나를 용왕님이 봐주고 있는데, 일등 못하라는 법있냐?'

'그건 그래요. 형님 요즘에 낚시쪽으로 뭐만 하면 일등이잔아요. 그간 몇개월동안 전부 그랬구만 뭐~'

-맞어 맞어. 그래서 서희도 데리고 온건데. 이제 시합하기 무섭다. 하하~'

무슨이야기 인지 궁금해 하는 서희에게 여지껏 있었던 모든일을 다 말을해주었다.

서희를 어떻게 데리고 왔으며, 97센티 참돔을 놓아 주고, 계속 해서 낚시쪽으로 너무도 행운이 우리에게 왔다는것

등등을 다 이야기 하고 나니, 여명이 밝아 오고 있었다.

서희는 모든 이야기를 듣고 다시 한번 우리에게 고맙다는 이야기를 했다.

'서희야 우리가 너 한테 고맙다는 인사 받자고 그런것은 아니다, 사실 낚시를 하러

원도권으로 나가면 다방아가씨들을 몇몇 보곤 했는데, 안와도 될 아가씨들이 와서 일을 하는것을 보고

마음이 많이 아펏었다. 그래서 어떻게 기회가 되서 너를 데리고 나온거야.'

그런데 갑자기 영호의 입에서 황당한 이야기가 나왔다.

'사실 형님 막내동생이 살아 있으면 서희 나이 정도 되었을껄요?'

-으잉? 그게 뭔소리냐? 나도 모르는 선배의 그런 사연이 있었단 말이야?

선배는 여명이 트고 있는 먼 바다를 쳐다보며 한숨짖고 있었고, 영호를 한번 쳐다보며, 왜 그런소리를 하느냐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갑자기 분위기가 숙연해 졌다.

더이상 영호도 말문을 열지 않았고, 서희 역시도 궁금해 하는 표정이 가득 했지만 그 누구도 더이상의 말을 꺼내지 않았다.

한동안 말이 없었다. 그 적막을 깬것은 선배였다.

'야~! 됐구 나중에 이야기 하자. 그 이야기는 서희 시집 갈때 이야기 하도록 하자.'

이상하게도 선배는 보통때는 부산 사투리를 쓰는데 조금 심각한 일이 있으면 서울말을 구사 한다.

우리에게 선배는 항상 물음표의 남자로 항상 다가왔다.

어쩔땐 말을 함부로 하고는 하지만, 부산에 와서 나에게는 정말 사랑스럽고, 소중한 선배 이기도 하기때문이다.

분위기가 가라앉을때 쯤은 동이 터오고 있었다.

'야 낚시 하자~ 이럴때 고기 문다. 빨리 한마리씩 더 해보자~'

제일 신이 난것은 서희 였다.

'네네~~ 빨리 고기 잡아 봐요~~호호'

서희가 갯바위 위를 폴짝 폴짝 뛰어 자기 자리로 돌아 갔다.

여명이 밝아 오자 형제섬의 위용이 우리 앞에 다시 한번 보여 지었다.

갈매기는 육지의 수탉처럼 새날을 알리려 하는지 거세게 '끼룩 끼룩' 울어 데었다.

우리는 남은 밑밥을 물 가는쪽으로 쏟아 붓고는 차례로 찌를 흘렸다.

그러기를 서너 차례 해봤지만 입질은 오지 않았다.

바늘에 붙어 나온 크릴을 만져 보니, 너무도 수온이 찬것을 느낄수 있었다.

-선배님 수온이 되게 차네요. 영호야 그치?

'네 그런것 같아요. 샛바람이 터져서 그런가?'

'야~ 접자 접어~ 배올때 됐다. 서희 넌 좀더 해바라. 6시에 배가 들어 오니까, 한 30분은 더 할수 있다.

우리가 주변 정리 할테니까 넌 잡어라도 잡아봐~'

'땡큐 아저씨~' 서희는 고마운 인사를 할때 마다. 그런 식으로 대답을 했다.

서희는 30분을 열심히 낚시를 했지만 별다른 소식이 없었다.

저쪽 나무섬 쪽에서 배 한척이 열심히 달려 오고 있었다.

살림망을 보니 50이 넘는 참돔이 4마리가 누워 있었고,

그리고 씨알 좋은 볼락 몇마리가 큰 눈을 이리저리 굴리고 있었다.

우리는 그것을 광안리에 자주가는 횟집으로 가져 가기로 했다.

그리고 한마리는 선배의 모친 제삿상에 놓기로 결정을 하고, 배에 올랐다.

서희는 매우 흡족한 표정이 었고, 우리역시도 다대포 형제섬의 출조를 만족해 하고 있었다.

아침 바닷 바람이 매우 상쾌 하게, 느껴졌다.

선배가 생각하는 다음 서희의 훈련 장소는 어디일까?

난 그것이 궁금했다.

-------------------------19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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